로드리가 날린 회심의 슈팅이 맨시티를 유럽 정상에 올려놓았다. 맨시티는 11일(한국시각) 터키 이스탄불에서 인테르를 상대한 2022/23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1-0 신승으로 장식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무려 129년 역사를 자랑하는 맨시티의 역사가 금자탑을 쌓아올린 순간이다. 게다가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FA컵을 연달아 우승한 데 이어 챔피언스 리그마저 석권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잉글랜드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두 번째로 트레블을 달성한 팀이 됐다.
공교롭게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이날 승리하며 2016년 부임 후 컵대회 포함 300승을 달성했다. 또한, 그는 축구 역사상 트레블을 두 차례 달성한 첫 번째 감독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FC 바르셀로나를 이끈 2009년에 이어 14년 만에 맨시티와 트레블을 달성했다.
맨시티의 올 시즌은 평소보다 빠른 7월부터 시작됐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 7년 차’ 맨시티는 그동안 꾸준히 추구해온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앞세워 유럽을 제패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맨시티 사령탑 부임 후 14번째 트로피를 차지했다.
여러모로 맨시티는 이스탄불에서 잊을 수 없는 밤을 장식했다.
매치 리포트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도전한 맨시티. 경기는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경기장에서 현지 팬은 물론 양 팀 서포터즈가 뿜어내는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맨시티 팬은 수천 명에 달했다. 인테르도 골대 뒷편에 자리한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맨시티에 맞섰다. 이와 같은 뜨거운 열기는 90분 내내 끊임없이 이어졌다.
경기 초반은 전반적으로 탐색전의 성향이 짙었지만, 먼저 기회를 잡은 팀은 엘링 홀란드였다. 홀란드, 베르나르두 실바가 경기 초반 10분 만에 문전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살짝 빗나갔다.
인테르는 초반부터 견고한 수비 블록을 구축하며 맨시티의 전진을 효과적으로 가로막았다. 최전방에 배치된 공격수 에딘 제코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맨시티를 괴롭혔다.
곧 니콜로 바렐라가 시도한 슈팅이 빗맞았지만, 이는 맨시티의 간담을 서늘케 할 만한 장면이었다.
이어 홀란드가 문전으로 날카롭게 침투해 받은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인테르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이를 막아냈다.
그러나 머지않아 맨시티의 집중력을 흐트려놓을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경기 시작 37분 만에 햄스트링 부위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는 통증을 털어낸 후 활약을 이어갔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한 후 더는 뛰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교체를 요구했다.
더브라위너에게 이는 가혹한 순간이었다. 그는 맨시티가 2년 전 오른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도 상대 수비수와의 충돌 후 뇌진탕 증상을 보여 교체됐었다.
이후 양 팀은 공방전을 펼쳤다. 그러나 맨시티는 57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와 골키퍼 에데르송이 호흡을 맞지 않아 페널티 지역으로 진입된 볼을 처리하지 못했고, 마르티네스가 이를 가로채며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에데르송이 자리를 비우고 나와 그를 저지했다.
위기를 넘긴 맨시티는 차츰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맨시티는 69분 승부를 가르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결승골로 이어진 플레이의 시발점은 베르나르두 실바였다. 그는 아칸지가 찔러준 날카로운 패스를 페널티 지역 안으로 몰고간 후 컷백을 시도했고, 혼전 상황에서 뒤로 흐른 볼을 뒤늦게 달려든 로드리가 강력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약 20분 남은 경기는 안정적으로만 흘러하지 않았다. 인테르는 페데리코 디마르코가 몸을 날려 시도한 헤더가 맨시티의 크로스바를 맞았고, 그가 재차 때린 슈팅이 골라인 앞에서 로멜루 루카쿠를 맞고 나오는 등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후 맨시티도 필 포든이 공격 진영에서 유려한 턴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 후 문전까지 파고들어 시도한 슈팅이 오나나의 정면을 향해 득점이 무산됐다.
경기가 종료 시점에 가까워진 순간, 맨시티는 한 차례 더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번에도 에데르송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루카쿠가 골대 바로 앞에서 시도한 헤더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틀어 막아냈다.
이날 아타튀르크 경기장에서는 셰이크 만수르 맨시티 구단주의 모습도 포착됐다. 그가 맨시티 경기를 직접 찾은 건 2010년 후 이번이 13년 만이다.
출전 명단
맨시티: 에데르송, 아칸지, 스톤스(81’ 워커), 디아스, 아케, 로드리, 귄도안(c), 더브라위너(37’ 포든), 베르나르두, 그릴리시, 홀란드
대기: 오르테가, 카슨, 필립스, 라포르트, 알바레스, 고메스, 마레즈, 페로네, 파머
인테르: 오나나, 다르미앙, 아체르비, 바스토니, 둠프리스(74’ 벨라노바), 바렐라, 브로조비치, 찰하놀루, 디마르코, 마르티네스, 제코(55’ 루카쿠)
대기: 한다노비치, 갈리아디니, 더프레이, 고젠스, 코레아, 아슬라니, 코르다스, 미키타리안, 담브로시오, 슈크리니아르
승리의 의미
이날 승리로 맨시티는 유럽 챔피언이자 ‘트레블 위너’로 역사에 남게 됐다. 이제 맨시티의 목표는 올 시즌 이룬 대업을 계기로 더 긴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년간 맨시티를 이끌며 매 시즌 발전한 모습을 보이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FA컵,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의 다음 시즌 모습이 벌써 기대된다.
또한, 맨시티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UEFA 슈퍼컵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 시즌 슈퍼컵은 그리스에서 열린다. 맨시티의 슈퍼컵 상대는 올 시즌 UEFA 유로파 리그 우승팀 세비야다. 슈퍼컵은 오는 8월에 열린다.
이뿐만 아니라 맨시티는 오는 12월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하는 2023 클럽 월드컵 진출권까지 획득했다.
즉, 맨시티가 다음 시즌 출전할 대회는 프리미어 리그, 카라바오컵, FA컵, 챔피언스 리그, 클럽 월드컵, UEFA 슈퍼컵, 커뮤니티 실드로 무려 일곱 개에 달한다.
이날의 기록
흥미로운 사실은 인테르전 1-0 승리가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사령탑 부임 후 컵대회를 포함해 달성한 300승이라는 점이다.
맨시티는 인테르전보다 훨씬 더 압도적으로 승리한 경기가 많은 팀이다.
그러나 아마 이날 승리는 13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정상을 경험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가장 달콤한 결과였을 것이다.
맨 오브 더 매치
영혼까지 바친 후벵 디아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디아스는 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온 몸을 던지는 수비로 이날 맨시티가 무실점으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존 스톤스, 결승골의 주인공 로드리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으며 골키퍼 에데르송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유독 디아스의 활약이 돋보였던 이유는 그가 후반전 선보인 경기력 때문이다. 그는 후반전 인테르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맨시티가 불안한 한 골 차 리드를 지킬 수 있게 했다.
다음 일정
휴식. 최대한 많은 휴식이 맨시티의 다음 일정이다!
맨시티는 올 시즌 무려 62경기를 치렀다. 지난 7월 리버풀과의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이날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쉼없이 달린 맨시티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제 맨시티는 여름 휴식기에 돌입한다. 맨시티는 올 시즌은 구단의 129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자부심을 가질 만한 성적을 올렸다.
단, 휴식기를 시작하기 전 아직 한 가지 일정이 남아 있다. 터키에서 잉글랜드로 돌아가는 맨시티는 맨체스터에서 트레블 달성 기념 퍼레이드를 진행할 계획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인터뷰
“인내심이 중요했던 경기였다. 전반전을 마친 후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포르투에서 열린 (2년 전) 결승전의 전반이 끝났을 때는 0-1이었다고. 이번에는 0-0이었다.”
“운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 대회가 그렇다. 에데르송의 마지막 선방도 그랬고, 필(포든)이 한 골을 더 넣을 수도 있었다. 이 대회는 마치 동전던지기 같은 승부다. 그러나 우리의 우승은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결국 해냈다.”
일카이 귄도안 인터뷰
“현실이 믿기지 않는 밤이다.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현실을 깨닫기도 어렵다.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당연히 양 팀에 모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반전의 우리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몇 번 기회가 있었지만, 망설일 때가 많았다.”
“더 좋은 경기를 해야 했다. 오늘 경기는 50대50의 승부였지만, 우리가 넣은 한 골이 차이점을 만들었다. 이긴 게 우리 팀인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로드리 인터뷰
“감정이 차오른다. 꿈이 현실이 됐다.”
“우리 구단의 모든 사람들이 이 순간을 누릴 자격이 있다. 우리가 몇 년을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20년, 30년, 40년을 기다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불과 이곳에 4년째 머무르는 중이다. 우리 모두가 오늘을 즐길 자격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매우 근접했었다. 그러나 계속 이런 순간을 만들어내며 4강, 결승을 거치다 보면 신께서 선물을 주시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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