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을 상대한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리드를 두 차례나 잡으며 우위를 점할 기회가 있었으나 끝내 3-3 무승부를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다. 양 팀은 오는 18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차전 경기에 나선다.
선제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베르나르두 실바. 그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맨시티에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맨시티는 이후 후벵 디아스가 자책골을 기록한 데 이어 호드리구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맨시티는 후반전 필 포든과 요수코 그바르디올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챔피언스 리그의 강자 레알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레알은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동점골을 기록하며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단, 맨시티는 홈에서 한 골 차로만 승리해도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또한, 맨시티는 마드리드 원정에서 선전하며 챔피언스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22경기로 늘렸다.
경기 내용
맨시티는 3년 연속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을 만나며 세 시즌 연속 마드리드 원정에 나서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이날 레알은 UEFA로부터 홈구장 산티아고 마드리드의 지붕을 덮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덕분에 사실상 실내 구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한층 커진 8만 관중의 함성이 쏟아지는 와중에 경기가 열렸다.
그러나 맨시티는 경기 초반부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뜨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잭 그릴리시가 저돌적인 돌파로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파울을 유도했다. 이 때문에 옐로카드를 받은 추아메니는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결국, 킥오프 후 2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베르나르두가 약 20m 거리에서 직접 슈팅으로 연결한 프리킥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홈팀 레알도 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맨시티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은 상황이 결국 레알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12분 시도한 중거리슛이 맨시티 수비수 디아스를 맞고 굴절되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금새 기세가 살아난 레알은 2분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찔러준 침투 패스를 호드리구가 마누엘 아칸지가 따라붙는 가운데 연결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유율을 지배한 팀은 맨시티였다. 이날 맨시티는 볼 점유율 60%로 경기를 마무리했으며 패스 시도 657회는 레알의 392회를 압도했다.
후반전 맨시티의 경기를 주도한 건 포든이었다.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 레알 수비진을 흔들어놓으며 득점 기회를 엿봤다. 결국, 포든은 66분 아크 정면에서 때린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반대쪽 골포스트 안쪽을 파고들었다.
이후 단 5분 뒤, 맨시티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번에는 수비수 그바르디올이 잭 그릴리시가 왼쪽 측면에서 건넨 패스를 이어받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맨시티의 재역전승으로 종료될 것만 같았던 경기는 종료 약 10분 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레알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왼쪽 측면에서 띄워준 크로스를 반대쪽 포스트 부근으로 달려든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양 팀의 경기는 결국 3-3 무승부로 종료됐다.
맨 오브 더 매치
이날 가장 돋보인 ‘매치업’은 그릴리시와 다니 카르바할의 맞대결이었다. 이 둘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치열한 맞대결을 펼친 경험이 있다. 그릴리시는 왼쪽 측면에서 종횡무진 레알 수비를 공략하며 맨시티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그가 측면을 오르내리며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 덕분에 맨시티는 매끄러운 공격 전개로 이날 결정적인 득점을 할 수 있었다.
출전 명단
레알 마드리드: 루닌, 카르바할, 추아메니, 뤼디거, 멘디, 카마빙가, 발베르데, 크로스(72’ 브라힘), 호드리구(72’ 모드리치), 벨링엄), 비니시우스(86’ 호셀루)
대기: 케파, 프란, 밀리탕, 나초, 루카스, 세바요스, 프란 가르시아, 귈러
맨시티: 오르테가, 아칸지, 스톤스, 디아스(C), 그바르디올, 로드리, 코바치치, 베르나르두, 포든(87’ 알바레스), 그릴리시, 홀란드
대기: 에데르송, 카슨, 더브라위너, 도쿠, 고메스, 누네스, 보브, 수소호, 루이스
펩 과르디올라 감독 리액션
“나는 운을 별로 믿지 않는다. 우리가 리드를 잡았던 건 맞지만, 경기는 많은 시간을 남겨둔 상태였다.”
“침착하게, 적게 움직이며 볼을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제 90분 경기의 45분이 지났다. 이런 경기에서 가끔은 흥분할 수 있지만, 우리는 침착성을 잃어선 안 된다.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다음 주 홈에서는 이겨야 한다. 우리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것이다. 상대는 이 대회의 왕이다. 그들을 이기려면 우리 팬들의 에너지가 90분 내내 필요하다. 우리는 승리를 노릴 것이다. 우리 사람들이 이를 지켜볼 것이다.”
그바르디올 리액션
“대단한 경기였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경기를 한 건 내게는 처음이었다. 대단한 분위기였고, 우리는 소득이 있는 결과를 얻고 홈으로 돌아간다.”
“지난 시즌 나는 라이프치히에서 레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맨시티는 다른 팀이다. 오늘 경기를 즐겼다. 물론 오늘 경기가 어려울 줄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볼이 있거나 없거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능력이 있다.”
무승부의 의미
맨시티와 레알은 3-3 동점으로 8강 2차전 경기에 나선다. 양 팀의 2차전 경기는 오는 18일 새벽 4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레알은 1차전 경기 초반 경고를 받은 추아메니가 이날 출전할 수 없다.
다음 일정
맨시티는 우선 프리미어 리그 일정을 소화한 후 레알을 다시 만나야 한다. 맨시티는 오는 13일 밤 11시 루턴 타운을 상대로 프리미어 리그 32라운드 홈경기에 나선다.
현재 맨시티는 리그 1~2위 아스널, 리버풀을 단 승점 1점 차로 추격 중이다. 아스널과 리버풀은 나란히 승점 71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골득실에서 아스널이 +51로 리버풀(+42)보다 앞서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맨시티는 승점 70점, 골득실 +40으로 아스널과 리버풀을 추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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