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엘링 홀란드가 두 골을 몰아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토트넘 원정 징크스를 완전히 털어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무승 징크스에 시달린 맨시티가 1월 FA컵 경기 승리에 이어 프리미어 리그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좌우한 경기에서도 승점 3점을 챙겼다.

맨시티는 15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을 상대한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전 엘링 홀란드가 두 골을 터뜨리며 2-0 완승을 거뒀다. 이제 리그에서 한 경기를 남겨둔 맨시티는 아스널을 제치고 다시 프리미어 리그 선두 자리를 꿰찼다.

나란히 한 경기만을 남겨둔 맨시티와 아스널의 격차는 단 승점 2점 차. 그러나 골득실에서는 아스널이 맨시티에 단 한 골 차로 앞서 있다. 즉, 맨시티는 자력 우승을 위해서는 오는 20일 자정 홈에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맨시티는 이날 후반전 도중 골키퍼 에데르송이 상대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충돌해 머리에 충격을 받은 탓에 슈테판 오르테가와 교체되는 변수를 맞았다. 그러나 오히려 오르테가는 맨시티가 0-1로 앞선 후반 상대 공격수 손흥민과의 1대1 위기 상황에서 슈팅을 선방해내며 맨시티가 리드를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올 시즌 초반 맨시티 원정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날 침묵했다. 손흥민은 이날 전까지 개인 통산 맨시티 상대 18경기 8골 4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날 무득점에 그쳤다. 이제 그의 개인 통산 맨시티전 전적은 9승 2무 8패다.

ACTION STATIONS: Bernardo and Rodrigo in the thick of things.

경기 내용

우승을 노리는 맨시티,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희망하는 토트넘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날 승리는 필수 조건이었다. 그러나 끝내 웃은 쪽은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긴장감이 팽팽히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 더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인 건 홈팀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미드필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오른쪽 측면에 공간을 창출하며 건넨 패스를 브레넌 존슨이 문전으로 연결했고,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볼은 이날 개인 통산 250번째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 출전한 에데르송에게 막혔다. 

곧 맨시티도 반격에 나섰다. 필 포든이 문전에서 포착한 기회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토트넘 골키퍼 구글리엘모 비카리오가 이를 막았다.

FORWARD MARCH: Erling Haaland powers on for City.

실제로 이날 양 팀 골키퍼는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맨시티와 토트넘은 나란히 유효 슈팅 5회를 기록하며 상대 문전을 공략했다. 또한, 맨시티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은 경기 초반 손흥민의 돌파를 연이어 저지했다.

맨시티와 토트넘은 0-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주도권을 잡은 건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토트넘 수비진이 강한 집중력을 유지하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케빈 더브라위너, 포든, 홀란드가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득점을 노렸다.

후반전 초반에는 맨시티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가 연결한 패스를 더브라위너가 페널티 지역 골대 정면 위치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볼은 또 비카리오의 손에 걸렸다. 

GET IN: Erling Haaland makes the crucial breakthrough.

맨시티는 52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골의 주인공은 홀란드.

포든이 왼쪽 측면으로 볼을 몰고 빠르게 전진하며 문전을 보호하기 위해 뒷걸음질치는 상대 수비수 로메로의 위치를 파악한 뒤, 반대편으로 아크 정면을 가로지르는 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받은 베르나르두 실바는 뒷공간으로 빠지는 더브라위너에게 침투 패스를 건넸다. 더브라위너가 전매특허 땅볼 크로스로 이어간 공격을 홀란드가 문전에서 가볍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은 맨시티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원정에 나선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터뜨린 첫 골이었다. 

맨시티는 이후 골키퍼 에데르송이 부상을 당하며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토트넘 수비수 로메로가 데얀 쿨루셉스키가 문전으로 올려준 볼을 향해 달려들던 중 에데르송과 강하게 충돌했다. 에데르송은 곧 일어났지만, 머리에 충격을 입은 탓에 오르테가와 교체됐다.

CELBRATION TIME: For Erling Haaland and City.

그러나 우려 속에 교체 출전한 오르테가는 쿨루셉스키, 손흥민이 날린 회심의 슈팅을 차례로 막아냈다. 특히 그가 후반전 역습에 나선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반대쪽 포스트 안쪽을 향해 시도한 슈팅을 오르테가가 몸을 날려 손으로 쳐낸 장면은 맨시티에 올해의 세이브로 선정될 만한 순간이었다.

맨시티는 후반전 추가 시간 페널티 킥으로 한 골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측면 공격수 제레미 도쿠가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페드로 포로의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 킥을 얻었다. 이를 홀란드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출전 명단

토트넘: 비카리오, 포로, 로메로, 드라구신, 판더펜, 사르, 벤탄쿠르(55’ 쿨루셉스키), 호이비에르, 존슨, 손흥민, 매디슨

벤치 대기: 오스틴, 스킵, 힐, 로얄, 로셀소, 스칼렛, 무어, 홀

맨시티: 에데르송(69’ 오르테가), 워커(C), 아칸지, 디아스, 그바르디올, 로드리, 코바치치, 더브라위너(69’ 도쿠), 베르나르두, 포든, 홀란드

벤치 대기: 스톤스, 아케, 그릴리시, 알바레스, 누네스, 보브, 루이스

WATCHING BRIEF: Pep Guardiola looks on.

맨 오브 더 매치

두 골을 넣은 홀란드 만큼이나 이날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건 후반전 교체 투입된 골키퍼 오르테가. 부상당한 에데르송을 대체한 그가 문전에서 쿨루셉스키, 손흥민이 시도한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맨시티는 리그 2위로 주저앉은 채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최종전을 준비할 수도 있었다.

kdb의 대기록

더브라위너는 이날 프리미어 리그에서 개인 통산 112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이제 동률을 이루고 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제쳤다. 더브라위너보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더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라이언 긱스(162도움)다.

UP AND AT 'EM: Bernardo Silva powers on.

펩 과르디올라 감독 리액션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어려울 줄 알고 있었다. 토트넘은 자부심과 강도를 가지고 플레이한다. 그래서 그들을 상대하는 건 정말 힘들다. 토트넘은 감독을 신뢰한다면 믿을 수 없는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

“이제 우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할 기회를 만들었다. 테니스 선수들은 승리까지 1점을 남긴 상황에서 하게 되는 서브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원래 마지막 경기가 가장 어렵다.”

“우리 팀은 내가 있을 때는 과거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더 오래전에는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QPR을 상대로 93분 20초에 득점해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한 기억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뛰게 될지 벌써 잘 알고 있다. 긴장감은 당연히 있다. 상대팀은 훌륭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내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이틀간 경기를 준비하겠다.”

로드리 리액션 

“대단한 경기였다. 우리는 정신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후반 교체 출전한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오르테가는 그저 대단했다.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승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잘 안다. 팬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2021년 애스턴 빌라전에서 최종전의 어려움을 경험했다. 그래서 아직 시즌은 끝난 게 아니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 팬들이 만들어주는 분위기 속에서 플레이한다면 자신 있다. 우리가 해낸다면,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KEY MAN: Stefan Ortega Moreno.

승리의 의미

맨시티는 이날 승리하며 프리미어 리그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맨시티는 올 시즌 총 승점 88점으로 아스널에 2점 차로 앞서 있다.

현재 맨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8연승을 다리는 중이다. 맨시티는 최종전에서 웨스트 햄을 꺾는다면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한다.

다음 경기

맨시티는 오는 20일 자정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웨스트 햄을 상대로 2023/24 프리미어 리그 최종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