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클래스. 올드트라포드 원정을 대승으로 장식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30일(한국시각) 맨체스터 더비 퍼포먼스는 이 한 단어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엘링 홀란드의 멀티골, 필 포든의 추가골이 적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무너뜨렸다. 맨시티는 이날 맨유 원정으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10라운드 경기에 시종일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3-0 완승을 거뒀다.

홀란드는 전반전 로드리가 유도한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전 강력한 헤더로 맨시티에 두 골 차 리드를 안겼다. 이후 포든이 한 골을 더 보탠 맨시티는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경기 내용 재구성

이날 경기는 킥오프에 앞서 최근 세상을 떠난 맨유 레전드 바비 찰튼 경의 삶을 기리는 행사로 시작됐다. 맨시티 레전드 마이크 섬머비, 토니 북 또한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현역 시절 두 맨체스터 팀에 모두 몸담은 흔치 않은 경력을 자랑하는 브라이언 키드의 모습도 보였다. 맨유 팬들은 조의를 표한 맨시티 레전드를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맨시티는 경기 초반 맨유의 두터운 수비진에 가로막혀 이렇다 할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시간이 흐르며 차츰 주도권을 잡고 맨유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 로드리가 띄워준 패스를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한 워커가 머리로 떨궜고, 이를 포든이 헤더로 득점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에 막혔다.

맨유도 수비진을 두텁게 하는 데 집중했지만, 볼을 빼앗으면 빠른 속공으로 맨시티를 위협했다.

반면 맨시티는 20분 잭 그릴리시가 절묘한 감아차기로 맨유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오나나가 다시 몸을 날리는 선방을 선보이며 0-0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주도권을 놓지 않은 맨시티는 35분 선제골로 이어진 페널티 킥을 유도했다. 포든이 골문에서 약 30m 떨어진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어 세트피스 상황에서 로드리가 맨유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에게 잡아채였고, 주심은 VAR 확인 후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맨시티가 페널티 테이커로 내세운 주인공은 홀란드. 그는 맨유 서포터즈가 가득 메운 스트레트포드 엔드 앞에서 침착하게 오나나를 반대 방향으로 보내는 완벽한 페널티 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는 올드트라포드에서 1991년 후 무려 32년 만에 얻어낸 페널티 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경기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맨유를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홈팀 맨유는 수비 진영을 벗어나지 못하며 맨시티의 공세를 제어하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맨시티는 중원을 장악한 로드리가 연결하는 날카로운 패스로 맨유의 수비블록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맨유 또한 간헐적인 역습으로 대응했고, 스콧 맥토미니의 슈팅을 에데르송이 가까스로 막아낸 장면도 있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맹활약을 펼친 맨시티 선수 중 한 명은 베르나르두 실바였다. 특히 그는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면서도 맨시티가 파이널 서드에 진입했을 때는 과감한 침투로 페널티 지역을 공략했고, 특히 끝줄 앞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문전으로 띄워주는 컷백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전에는 이와 같은 플레이로 만들어진 득점 기회를 홀란드가 포착해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오나나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결국 이와 똑같은 공격 패턴은 후반전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추가 득점이 터진 시점은 후반전 시작 후 4분 만이었다. 수비 진영에서 버티는 수비를 펼치는 데 급급했던 맨유의 후방 라인에 차츰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맨시티는 훌리안 알바레스가 역습을 이끌며 공격 진영까지 볼을 몰고 들어와 왼쪽 측면의 그릴리시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다. 그릴리시는 오버래핑하는 베르나르두의 움직임을 파악한 후 볼을 지키며 그를 기다렸고, 적절한 타이밍에 패스를 연결했다. 베르나르두는 페널티 지역 왼쪽 끝줄 부근에서 왼발 컷백으로 문전을 향해 볼을 띄웠고, 홀란드가 이번에는 완벽한 슈팅 정확도를 자랑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후에도 베르나르두는 왼쪽 측면으로 볼을 몰고 전진하는 플레이로 맨유의 수비 블록을 무너뜨린 후 연결한 패스를 그릴리시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공격을 이어갔지만, 오나나가 이를 쳐냈다.

두 골 차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계속 경기를 주도했고, 맨유는 활력 있는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단, 맨유는 69분 한번에 넘어들어온 롱볼을 맨시티 수비라인 뒷공간을 침투한 마커스 래시포드가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볼은 왼쪽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그러나 맨유는 더는 맨시티를 위협하지 못했다. 맨시티는 그릴리시의 날카로운 패스를 홀란드가 문전에서 받아 연결한 슈팅이 또 오나나의 선방에 막히는 등 줄곧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맨시티는 80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홀란드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자신에게도 슈팅 각도가 있었으나 문전으로 건넨 땅볼 패스를 포든이 마무리하며 추가 득점을 기록했다.

WATCH: Haaland reflects on “fantastic” Manchester derby display

출전 명단

맨유: 오나나, 달롯, 매과이어, 에반스, 린델뢰프(74’ 레길론), 암라밧(46’ 마운트), 맥토미니, 에릭센(86’ 안토니), 페르난데스(C), 래시포드(86’ 마르샬), 회이룬(74’ 가르나초)

대기 명단: 바이은드르, 바란, 하니발, 마이눌

맨시티: 에데르송, 워커(C), 디아스, 스톤스, 그바르디올, 로드리, 포든, 베르나르두, 그릴리시(87’ 도쿠), 홀란드, 알바레스(87’ 코바치치)

대기 명단: 오르테가 모레노, 필립스, 아케, 고메즈, 누네스, 보브, 루이스

펩 과르디올라 리액션

“두 번째 골이 큰 도움이 됐다. 전반전이 끝난 후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후 우리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초반 맨유의 속공을 계속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전 경기력은 훌륭했다.”

“지난 시즌 우리는 여기서 패했다. 올 시즌 경기에서는 이겼다. 올드트라포드에서 이기는 건 언제나 특별하다. 자부심을 느낀다.”

 

“베르나르두(실바)는 문신이나 멋진 차로 스스로를 과시하지 않는다. 그는 경기장 안에서 대단한 선수다. 그는 올드트라포드를 사랑한다.”

“과거에도 베르나르두는 가짜 9번으로 뛴 적이 있다. 그는 경기 중 많은 패스를 연결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베르나르두는 매우 영리하다. 모든 선수가 그를 사랑한다. 오늘 그의 경기력은 특별했다.”

“베르나르두는 내가 살면서 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나는 많은 선수를 지도해봤지만, 베르나르두는 그 중 최고 중 한 명이다.”

맨 오브 더 매치

베르나르두는 이날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베르나르두는 영리한 두뇌와 다재다능한 기술뿐만이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까지 보유한 완성된 미드필드 자원이다.

이날 베르나르두는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면서도 공격 시 영리한 패스 선택지와 정교한 기술로 왼쪽 측면에서 그릴리시의 전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베르나르두는 전반에도 완벽에 가까운 컷백으로 홀란드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준 데 이어 후반 초반에는 결국 똑같은 패턴의 플레이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베르나르두 실바 리액션

“좋은 경기였다. 몇 차례 단순한 실수로 볼을 빼앗긴 상황을 제외하면 역습을 많이 허용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경기를 통제했다.”

“특히 우리는 후반전 초반 30분 동안 매우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얼마 전 아스널전에서 보여주지 못한 압박을 오늘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환상적이었다.”

“올드트라포드는 상대 팀에는 쉽지 않은 곳이다. 여기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빅맨(홀란드)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는 안필드, 올드트라포드와 같은 곳에 오면 상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볼을 잃을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빌드업 상황부터 모든 게 중요하다. 단순한 실수를 하지 않는 것, 우리 진영에서는 느리게 움직여야 한다. 골킥을 시작으로 우리 진영에서 올라가는 과정은 천천히 간다. 그러나 상대 진영으로 진입하게 되는 순간부터 빠르게 공격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후반전에 이 작업을 매우 잘했다. 오늘 경기력에 매우 만족한다. 승점 3점에도 만족한다. 여기서 이 팀을 꺾는 건 절대 쉽지 않다.”

엘링 홀란드 리액션 

“훌륭했다. 환상적인 승리다. 오늘 경기는 대단했다. 팀 전체가 좋았지만, 특히 베르나르두가 인상적이었다.”

“나의 어시스트 상황은 필(포든)이 그곳에 혼자 있는 걸 봤기 때문이다. 단순한 상황이었다.”

“페널티 킥을 찰 때는 조금 긴장했다. 그 순간 사람들이 내게 ‘키노(Keano,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의 별명)’라고 외쳤다. 그들이 왜 그랬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심리적인 압박을 받았지만, 결국 골을 넣었다. 환상적인 기분이었다.”

“오나나는 하프타임 직전 대단한 선방을 했다. 그는 후반전 내가 칩샷을 시도했을 때도 이를 환상적으로 선방했다. 그는 머리로 나의 슈팅을 막아냈다.”

“그러나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겼다.”

승리의 의미

맨시티는 이날 승리하며 프리미어 리그 2위 자리를 되찾았다.

현재 맨시티는 아스널과 승점, 골득실이 동률이다. 그러나 득점에서 앞선 맨시티가 토트넘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선두 토트넘과 맨시티의 현재 격차는 단 승점 2점 차다.

다음 일정

이미 리그컵에서 탈락한 맨시티는 모처럼 주중 경기 없이 다음 경기를 약 일주일에 걸쳐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맨시티는 내달 5일 새벽 12시 본머스를 상대로 프리미어 리그 11라운드 홈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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