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는 11일(이하 한국시각)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격돌한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36라운드 경기에서 시종일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4-0 낙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적진에서 풀럼을 꺾으며 아스널을 승점 2점 차로 따돌리며 프리미어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13분 만에 맨시티 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맨시티는 패스을 19회 연속으로 연결한 끝에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문전에서 득점 기회를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맨시티는 후ㄴ전 필 포든이 추가 득점에 성공한 후 그바르디올이 한 골을 더 보탰고, 훌리안 알바레스가 페널티 킥으로 득점하며 대승을 완성했다.
풀럼을 꺾은 맨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7연승 행진을 달렸다. 맨시티는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자력으로 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맨시티의 다음 경기 상대는 손흥민이 주장으로 활약 중인 리그 5위 토트넘이다. 손흥민은 개인 통산 맨시티를 상대로 18경기 8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경기 내용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지난 울버햄튼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하면 이날 경기에서는 카일 워커 대신 후벵 디아스가 센터백으로 출전한 점을 제외하면 똑같은 선수 구성으로 풀럼을 상대했다. 이날 라이트백 역할은 마누엘 아칸지가 맡았다.
맨시티는 이날 반드시 승리해야 프리미어 리그 자력 우승의 목표를 이어갈 수 있었던 만큼 긴장감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경기 초반 풀럼의 공세에 밀리기도 했으나 곧 주도권을 쥐고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곧 그바르디올의 선제골이 터졌다. 맨시티는 볼을 좌우로 움직이며 상대 수비 블록에 균열이 생기는대로 조금씩 전진했고, 결국 더브라위너가 문전으로 꺾어준 패스를 그바르디올이 침착하게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에 반갑지 않은 상황도 발생했다. 수비수 네이선 아케가 발 부상을 당해 더는 활약할 수 없었고, 결국 워커와 교체됐다. 이후 아칸지가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워커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역할을 맡으며 수비라인 구성이 바뀌었다.
풀럼은 이날 마르코 실바 감독의 지시에 따라 내려앉지 않고 라인을 높게 올려 맨시티에 맞섰다. 이는 후방에서부터 오밀조밀한 빌드업 패턴을 선보이는 맨시티의 공격 전개를 방해하려는 실바 감독의 결단이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날카로운 후방 빌드업으로 풀럼의 압박을 뚫고 공격 진영을 꾸준히 공략했다.
그러나 풀럼은 선제골 실점 후 버티기에 성공하며 추가 실점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맨시티는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마누엘 아칸지가 차례로 득점 기회를 놓치며 리드를 벌리지 못했다. 풀럼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톰 케어니, 아다마 트라오레를 교체 투입하며 주도권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공격력을 포석으로 선수 교체를 감행한 실바 감독의 결정은 오히려 맨시티가 더 자유롭게 공격할 만한 공간을 헌납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맨시티는 전반에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펼친 풀럼이 더 공격적인 경기를 펼친 점을 이용해 뒷공간을 공략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풀럼은 후반 초반에도 베르나르두, 더브라위너의 슈팅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맨시티는 끝내 59분 리드를 벌렸다. 포든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절묘한 오른발 마무리로 득점했다.
기회를 만든 건 베르나르두였다. 그는 상대 선수 안토니 로빈슨에게 볼을 빼앗은 뒤, 파울리냐에게 태클을 당했으나 볼은 그대로 포든에게 흘렀다. 포든은 이를 지체없이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추가 득점에 성공한 맨시티는 경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어 수비수 그바르디올이 이날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 본능을 이어갔다. 그는 베르나르두가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타이트한 각도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후 맨시티가 97분 페널티 킥을 얻어내자 홈팬들은 그바르디올에게 해트트릭을 작성할 기회를 주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페널티 킥은 자신이 직접 이사 디오프에게 파울을 당해 이를 얻어낸 알바레스가 처리했다.
알바레스는 풀럼 골키퍼 베른트 레노를 완전히 속이는 페널티 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맨시티는 이날 네 골 차 대승을 거두며 선두로 등극했을 뿐만이 아니라 아스널과의 골득실 차를 단 두 골 차로 줄였다.
출전 명단
풀럼: 레노, 카스타뉴, 디오프, 배시, 로빈슨, 팔리냐, 이워비, 윌리안(46’ 트라오레), 페레이라(74’ 윌슨), 데코르도바리드(46’ 케어니), 무니스(67’ 브로야)
대기: 로다크, 테터, 림, 리드, 라울
맨시티: 에데르송, 아칸지, 디아스, 아케(22’ 워커), 그바르디올, 로드리, 코바치치(82’ 루이스), 더브라위너(75’ 도쿠), 베르나르두, 포든(82’ 보브), 홀란드,(82’ 알바레스)
대기: 오르테가 모레노, 스톤스, 고메스, 누네스
맨 오브 더 매치
두 골을 터뜨린 수비수 그바르디올이 이날 최고의 선수였다. 그는 맨시티가 원정에서 풀럼에 슈팅을 단 1회 허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수비수였으며 이날 결승골과 쐐기골을 터뜨리는 공격 본능까지 발휘했다.
그바르디올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주문하는 왼쪽 측면, 중앙 수비수, 중앙 미드필더 위치를 오가며 공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지금가지 출전한 아홉 경기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KDB의 ‘클러치 어시스트’
더브라위너가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선수라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어시스트를 많이 기록할 뿐만이 아니라 경기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골을 만드는 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중이다.
이날 더브라위너는 그바르디올의 선제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의 개인 통산 111번째 도움이었다. 그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함께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라이언 긱스(162도움)에 이어 두 번째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다.
더브라위너는 올 시즌 햄스트링을 이유로 5개월 공백기가 있었으나 현재 프리미어 리그 어시스트 선두 올리 왓킨스(12도움)과 큰 차이가 없는 9도움을 기록 중이다.
과르디올라 감독 리액션
“우리는 오늘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초반 10분은 늘 그렇듯 어려웠다. 풀럼이 수비를 워낙 잘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두, 코바치치, 로드리가 패스를 늘리자 우리 경기력이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때 요슈코(그바르디올)가 득점하며 리드를 잡았다.”
“오늘 경기력은 정말 좋았다. 이제 맨체스터로 돌아가서 몸상태를 회복한 후 런던에서 결승전(토트넘 원정)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이날 경기는 빅 파이널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여기서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
그바르디올 리액션
“나뿐만이 아니라 팀 전체가 우리는 준비된 팀이라는 걸 오늘 보여줬다.”
“내가 두 골을 넣었고, 팀은 무실점을 기록했다. 정말 기쁘다. 페널티 킥을 누가 찰지 우리끼리 의논했다. 내가 찰 수 있었다면 기쁘게 찼겠지만, 우리에게는 정해진 테이커가 있다. 페널티 킥은 정해진 테이커가 찬다. 결국, 훌리안(알바레스)이 득점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만 집중하면 된다. 물론 골득실에 대해 얘기가 있다는 걸 안다. 보다시피 우리는 골득실도 이제 아스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스널도 퀄리티가 있는 팀이다. 그들도 현재 좋은 흐름을 만들고 있다.”
승리의 의미
맨시티는 풀럼을 꺾고 승점 3점을 챙기며 아스널을 제치고 승점 2점 차로 프리미어 리그 선두 자리를 꿰찼다. 이제 프리미어 리그 20팀이 나란히 두 경기씩 남겨두게 됐다. 또한, 맨시티는 이날 승리하며 3위 리버풀과의 격차를 승점 7점 차로 벌렸다. 즉, 리버풀의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 도전은 좌절됐다.
아스널은 13일 새벽 12시 3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 리그 37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만약 아스널이 이날 비기거나 패하면, 맨시티는 남은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만 승리해도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다음 경기
맨시티의 다음 경기는 오는 15일 새벽 4시 토트넘 원정이다. 맨시티의 경계 대상은 이번에도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개인 통산 18경기 8골 4도움을 기록 중인데, 그는 이 중 네 골을 오는 15일 맨시티전이 열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득점했다.
손흥민은 2015년 이적 후 토트넘이 홈구장으로 사용한 화이트 하트 레인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맨시티를 상대로 4경기 1도움을 기록한 게 전부다. 그러나 그는 토트넘이 신축 홈구장을 개장한 2019년부터 유독 안방에서 맨시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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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풀럼 0-4 맨시티(PL 36R,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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