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리버풀전 대승의 숨은 주역 존 스톤스(28)가 선보인 경기력은 안정적이었고, 인상적이었다.

스톤스는 경기 중 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맨시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스톤스를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여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맨시티 이적 후 프리미어 리그 우승 4회를 경험한 스톤스는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차츰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최근 들어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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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때에 따라 스톤스에게 오른쪽 측면 수비수, 혹은 후방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기고 있다. 이는 스톤스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4-1 대승을 거둔 지난 1일(한국시각) 프리미어 리그 28라운드 경기를 마친 후 스톤스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처음 맨시티에서 스톤스를 만났을 때부터 그가 그 자리(오른쪽 측면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앙 수비수로 뛸 때와 비교하면 스톤스의 새 역할은 많이 다르다. 그는 조던 헨더슨, 모하메드 살라, 파비뉴, 하비 엘리엇, 코디 학포 등과 더 자주 마주쳐야 했다.”

“스톤스는 마치 버블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 자리에서 뛰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개성이 있어야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지도자다. 즉, 맨시티 수비수와 후방 미드필더는 통제된 전략을 바탕으로 볼을 공격 진영으로 올려줘야 한다.

축구 통계 전문매체 ‘OPTA’의 최근 프리미어 리그 기록을 살펴 보면 스톤스가 센터백, 라이트백, 혹은 로드리와 함께 더블 볼란테를 구축하는 미드필더로 출전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인 활약을 펼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톤스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터치 횟수 1300회를 기록 중인데, 이 중 그가 볼을 잃은 횟수는 단 87회다. 이는 고작 6.6%에 불과한 수치다.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터치 최소 150회를 기록한 선수 중 볼 소유권을 잃은 비율이 가장 낮은 선수가 바로 스톤스다.

흥미로운 점은 해당 부문에서 스톤스에 이어 맨시티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와 후벵 디아스가 2~3위를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다.

스톤스는 올 시즌 패스 1148회를 시도해 이 중 1075회를 정확히 연결했다. 그의 패스 성공률 93.6%는 올 시즌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단연 1위다. 이 또한 흥미롭게도 그의 뒤를 이어 맨시티 선수들인 아칸지, 리코 루이스, 디아스, 에므리크 라포르트가 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림] 스톤스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기록한 모든 패스의 방향. 빨간색은 성공적으로 연결된 패스, 회색은 연결되지 못한 패스.

사실 패스 성공 횟수, 혹은 성공률 관련 기록은 대개 수비수가 선두권에 오른다. 미드필더나 공격수보다는 수비수가 상대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톤스는 상대의 압박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이 수준급인 수비수다. 특히 그는 올 시즌 라이트백, 혹은 후방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예전보다 압박을 받으며 시도하는 패스가 훨씬 많아졌다.

실제로 스톤스는 올 시즌 현재 상대의 압박을 받으며 시도한 패스의 성공률이 91%(759회 시도, 691회 성공)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해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스톤스는 상대의 압박을 받으며 시도한 전진 패스의 성공률도 75.6%로 프리미어 리그 1위다.

[그림] 스톤스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기록한 모든 전진 패스의 방향. 빨간색은 성공적으로 연결된 전진 패스, 회색은 연결되지 못한 전진 패스.

스톤스는 올 시즌 시도한 전진 패스 82회 중 62회를 적중시켰다. 그의 뒤를 이어서는 잭 그릴리시가 시도 72회 중 성공 52회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스톤스는 올 시즌 라이트백이나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전진한 위치에서 자신의 진가를 더 잘 보여주고 있다.

아래 그림은 경기장의 구역별로 스톤스가 기록 중인 90분당 평균 오픈 플레이(세트피스 상황 제외) 시 터치 횟수 기록을 보여준다.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사인과 표시된 수치는 구역별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하락했거나 상승한 터치 횟수, 그 아래 괄호 안 수치는 그의 90분당 평균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스톤스가 기록한 터치 횟수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 공격 진영에서 더 많은 터치를 기록 중이다.

즉, 스톤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수비뿐만이 아니라 공격 작업에도 적지않게 관여하고 있다. 단, 그는 수비수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스톤스의 최대 장점 중 한 가지는 바로 1대1 수비 능력이다. 그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1360분을 뛰었는데, 드리블 돌파를 허용한 횟수는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를 90분당 평균 기록으로 환산하면, 스톤스는 매 경기 드리블 허용 횟수가 단 0.13회다. 이는 아스널 수비수 윌리엄 살리바(0.15회)를 제친 올 시즌 현재 프리미어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