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는 올여름 서울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붙는다. 이는 3년 전 펼쳐졌던 같은 맞대결 이후 다시 성사되는 것으로, 당시 경기는 프리시즌 명승부의 모든 요소를 갖춘 경기였다.

시티는 오는 8월 9일(일) 저녁 (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특유의 투지 넘치고 끈질긴 아틀레티코와 맞붙는다. 이번 경기는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 3연전의 마지막 일정이 될 예정이다.

인터 밀란, K리그 올스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 등 이번 아시아 투어의 모든 경기는 개최국과 상대팀의 연고 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CITY+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번 서울 방문에서 시티는 많은 변화와 함께한다. 구단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10년간의 시대가 막을 내린 이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으며,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역시 아쉽게 우승을 놓친 시즌을 뒤로하고 보다 공격적인 스타일을 장착한 채 여름을 맞이한다.

시티가 마지막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를 상대했던 것은 3년 전이었다. 당시 시티는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서울을 찾았다.

유럽 챔피언 자격과 더불어, 이미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선보여온 매력적인 축구 덕분에 시티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단연 최고의 관심을 받는 팀이었다.

일본에서 두 경기를 치른 뒤 한국에 도착한 시티 선수단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엄청난 규모의 열성적인 팬들의 환영을 받았고, 이후 호텔 앞에서도 또 다른 팬들의 인파와 마주했다.

팬들은 시티가 머무는 내내 호텔 주변을 지켰고, 그 모습은 마치 비틀즈나 롤링 스톤스와 같은 전설적인 밴드들의 월드 투어를 떠올리게 했다.

훈련을 위해 호텔을 나서거나 현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현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선수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팬들과 사진을 찍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나 응원 소품을 준비해 온 팬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대상은 엘링 홀란드, 로드리 같은 스타 선수들뿐만 아니라 당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유망주들까지 포함됐다.

아시아에서 시티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이번 투어에 드리운 유일한 먹구름은 말 그대로 실제 먹구름이었다.

동아시아 지역의 여름철 특유의 무더위와 높은 습도는 새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폭풍우는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였던 경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전날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시티의 공개 훈련을 지켜봤고, 경기장 곳곳은 하늘색 유니폼으로 가득 찼다.

훈련은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으며, 화창한 날씨와 따뜻한 기온은 아름다운 경기장 풍경과 어우러져 완벽한 배경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일기예보는 킥오프 직전 서울에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만 4천여 명의 팬들이 희망을 안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 관중석 대부분은 아틀레티코의 상징인 붉고 흰색보다 시티의 하늘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워밍업이 시작되기 직전, 예상했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의 강도가 워낙 거셌던 탓에 불과 몇 분 만에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였고, 결국 경기 시작은 연기됐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면서 경기장은 빠르게 배수됐고, 양 팀은 원래 예정된 시간보다 40분 늦은 킥오프에 합의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고, 선수들이 축소된 워밍업을 위해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피치 상태도 상당히 양호해 보였으며, 공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굴러가고 튀어 올랐다.

경기 초반 20분 동안은 시티가 이러한 그라운드 상황을 더 잘 활용했다. 그중 가장 좋은 기회는 엘링 홀란드에게 찾아왔다.

홀란의 슈팅은 얀 오블락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시티 선수들과 날씨가 개기를 기다리며 경기장을 지킨 한국 팬들 모두가 경기에 대한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시티는 점유 상황에서 깔끔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으며, 특히 필 포든과 현재 아틀레티코 소속인 훌리안 알바레스가 하프 스페이스에서 좋은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의 끈질긴 수비는 슈팅으로 연결되기 전 수많은 공격 기회를 차단하며 시티를 괴롭혔다.

전반 최고의 기회를 놓친 쪽은 아틀레티코였다. 전반 30분, 알바로 모라타가 골문 바로 앞에서 헤더를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시티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오른쪽 안쪽 공간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포든의 슈팅은 선제골과 불과 몇 인치 차이로 빗나갔다.

아시아 투어 앞선 두 경기와 달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프타임에 단 한 명만 교체했다. 에데르송 대신 슈테판 오르테가가 투입됐다.

오르테가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상대의 가까운 거리 슈팅이 골라인 근처로 향했지만, 이를 재빠르게 걷어내며 실점을 막아냈다.

대대적인 선수 교체는 후반 시작 약 10분 뒤 이뤄졌다. 수비진과 미드필드 전원이 한꺼번에 교체되며 새로운 조합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그에 앞서 카일 워커가 약 30야드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수비에 맞고 굴절된 공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시티가 대거 교체를 단행한 지 몇 분 뒤, 아틀레티코 역시 후반 중반을 지나며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줬다.

이러한 변화는 아틀레티코에 즉각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불과 3분 뒤, 교체 투입된 멤피스 데파이가 약 20야드 거리에서 강력한 슈팅을 성공시키며 스페인 팀에 리드를 안겼다.

데파이는 몇 분 뒤 추가골을 넣을 절호의 기회도 맞이했다. 아틀레티코의 날카로운 역습 끝에 12야드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오르테가가 선방에 성공했다.

그러나 독일 골키퍼도 다음 슈팅만큼은 막아낼 수 없었다. 야닉 카라스코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뒤 감아 찬 슈팅은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오르테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향했다.

시티는 경기 막판 반격에 나섰고,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단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후벵 디아스가 후반 84분 강력한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후 시티 선수단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FA 커뮤니티 실드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선수단은 머지않아 다시 서울을 찾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