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피언 자격과 더불어, 이미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선보여온 매력적인 축구 덕분에 시티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단연 최고의 관심을 받는 팀이었다.
일본에서 두 경기를 치른 뒤 한국에 도착한 시티 선수단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엄청난 규모의 열성적인 팬들의 환영을 받았고, 이후 호텔 앞에서도 또 다른 팬들의 인파와 마주했다.
팬들은 시티가 머무는 내내 호텔 주변을 지켰고, 그 모습은 마치 비틀즈나 롤링 스톤스와 같은 전설적인 밴드들의 월드 투어를 떠올리게 했다.
훈련을 위해 호텔을 나서거나 현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현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선수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팬들과 사진을 찍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나 응원 소품을 준비해 온 팬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대상은 엘링 홀란드, 로드리 같은 스타 선수들뿐만 아니라 당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유망주들까지 포함됐다.
아시아에서 시티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이번 투어에 드리운 유일한 먹구름은 말 그대로 실제 먹구름이었다.
동아시아 지역의 여름철 특유의 무더위와 높은 습도는 새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폭풍우는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였던 경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전날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시티의 공개 훈련을 지켜봤고, 경기장 곳곳은 하늘색 유니폼으로 가득 찼다.
훈련은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으며, 화창한 날씨와 따뜻한 기온은 아름다운 경기장 풍경과 어우러져 완벽한 배경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일기예보는 킥오프 직전 서울에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만 4천여 명의 팬들이 희망을 안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 관중석 대부분은 아틀레티코의 상징인 붉고 흰색보다 시티의 하늘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워밍업이 시작되기 직전, 예상했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의 강도가 워낙 거셌던 탓에 불과 몇 분 만에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였고, 결국 경기 시작은 연기됐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면서 경기장은 빠르게 배수됐고, 양 팀은 원래 예정된 시간보다 40분 늦은 킥오프에 합의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고, 선수들이 축소된 워밍업을 위해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피치 상태도 상당히 양호해 보였으며, 공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굴러가고 튀어 올랐다.
아시아 투어 앞선 두 경기와 달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프타임에 단 한 명만 교체했다. 에데르송 대신 슈테판 오르테가가 투입됐다.
오르테가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상대의 가까운 거리 슈팅이 골라인 근처로 향했지만, 이를 재빠르게 걷어내며 실점을 막아냈다.
대대적인 선수 교체는 후반 시작 약 10분 뒤 이뤄졌다. 수비진과 미드필드 전원이 한꺼번에 교체되며 새로운 조합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그에 앞서 카일 워커가 약 30야드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수비에 맞고 굴절된 공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시티는 경기 막판 반격에 나섰고,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단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후벵 디아스가 후반 84분 강력한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후 시티 선수단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FA 커뮤니티 실드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선수단은 머지않아 다시 서울을 찾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