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brink.

맨시티의 챔스 토너먼트 진출에 대한희망이 경기 전까진 분명 살아있었다. 하지만 이번 CSKA 경기에서 1-2로 패하면서 정말로 어려운 지경에 몰리게 됐다.

맨더비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쟁취한 게 불과 3일전 일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원정 온 CSKA에게 패배하며 팬들에게 악몽같은 밤을 선사했다.

둠비아의 두 골과 더불어 페르난지뉴와 투레가 퇴장당하며 맨시티는 스스로 챔스 희망을 날려버렸다.

그 어떤 축구 전문가도 맨시티가 맨유전의 경기력을 이어가지 못했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찌됐든 맨시티는 이 심각한 문제의 원인을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제 맨시티는 정말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뮌헨과 로마전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벅찬 과제를 안게 됐다.

CSKA의 둠비아는 96초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맨시티를 경기 내내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야야 투레도 7분후 멋드러진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둠비아는 전반 종료 10분전 다시 한번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이 스코어는 후반 맨시티 쪽에서 두 명의 미드필더가 퇴장당하며 마지막까지 유지될 수 있었다.

정말 우연히도 같은 팀이 1년전과 같은 날짜와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가졌다. 작년의 맨시티는 아구에로와 네그레도의 골 폭발로 5-2 대승을 거뒀었다.

토너먼트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작년 같은 결과가 필요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최근엔 조별리그에서 부진해도 높은 단계까지 진출하는 팀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9/10 시즌의 우승팀인 인테르의 조별리그 승점 9점은 역대 우승팀 중 가장 낮은 승점이다. 그렇기에 이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승점 2점을 땄던 맨시티는 대반전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페예그리니는 로마와의 마지막 경기가 조 2위를 다투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전망도 오늘 경기에서 승리할때만 가능한 일이었다.

다비드 실바가 한 달간 결장하는 가운데, 콜라로프와 램파드도 부상으로 출전이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맨시티는 어쩔 수 없이 맨유전과 똑같은 선발 명단을 들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명단에서 유일하게 바뀐 점은 싱클레어 대신 망갈라가 후보 명단에 들어온 것이다.

CSKA에서는 모스크바 경기에서도 맨시티를 내내 괴롭혔던 둠비아가 선발 출전했고, 그 뒤를 무사, 에레멘코, 자고에프가 지원했다.

지난 챔스 10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했고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맨시티로서는 경기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CSKA의 오른쪽 공격 공간에서 클리시의 핸드볼 반칙을 이용한 프리킥 기회에서 둠비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세트피스 위기에서 맨시티 선수 누구도 그를 마크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의 득점 중 가장 쉬운 득점 이었을지도 모른다.

맨시티는 곧 추격의 불씨를 당겼고 이는 곧 결실로 다가왔다.

맨시티는 7분경 요베티치의 돌파가 CSKA 수비진에게 거칠게 저지 당하면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고 이를 야야 투레가 멋지게 감아차 성공시켰다. 아킨피브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들어갔다.

희망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둠비아가 데미첼리스의 스로인 미스를 틈 타 두 번째 골 찬스를 맞았다.

다행히도, 클리시와 콤파니의 협력 수비 덕분에 이 슛은 골대를 멀리 벗어났다.

20분경 아구에로가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아킨피브의 선방에 두번이나 가로막혔다.

전반엔 양 팀 모두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며 경기 양상이 이전에 경험했던 챔스 경기보다는 정신 없는 프리미어리그에 더 가까웠다.

슬프게도 34분경 클리시의 엉성한 걷어내기 때문에 수비 진영에서 볼 소유권을 잃어버렸고 나초가 밀어준 볼을 둠비아가 가볍게 성공시켰다.

원정 관중 입장이 금지된 경기였기 때문에 죽은 듯한 침묵만이 경기장을 에워쌌다.

당연히 후반엔 맨시티가 맹공을 퍼부었다. 토너먼트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

페예그리니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페르난지뉴와 나스리를 투입하며 4-3-3 전술을 들고 나왔다. 투레가 중원에서 아구에로를 지원하게 했다.

하지만 CSKA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을 유지하려 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큰 효과를 불러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57분경 밀너의 연결을 받은 아구에로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오기는 했다.

4분 후 밀너는 후반 자신의 첫 번째 슛을 날렸지만 아킨피브 골키퍼에게 가로 막혔다. 이후 제코가 투입됐지만 동점의 희망은 페르난지뉴가 두 번째 옐로 카드로 퇴장당하면 멀리 사라져 버렸다.

첫 번째 카드는 이견의 여지가 없었지만 두 번째 카드는 다소 가혹한 판정이었다. 당시 CSKA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플레이를 했던 것이 옐로 카드로 이어졌다.

맨시티에게 더 안좋은 상황이 닥쳤다. 에레멘코를 손으로 밀쳐 넘어뜨린 투레가 즉시 레드 카드를 받아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논란이 될 만한 판정이 있었다. 아구에로가 박스 안에서 넘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아구에로에게 옐로 카드를 준 것이다. 다이빙을 했다는 판정이었다. 추가 시간에도 페널티 찬스 하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