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리그를 잠시 떠났던 시티는 이날 다비드 실바의 초반 골과 에딘 제코의 마무리 골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벵상 콤파니가 10분만에 퇴장을 당하며 다시 한 번 시티에 어둠이 내리는 듯 했지만 이를 3분만에 마법같은 멀린, 다비드 실바의 골로 해결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그동안 콤파니가 시티 수비의 중추를 맡아왔기 때문에 퇴장 상황 이후 당연히 수비가 불안할 것이라 예견했다. 하지만 그간 비난에 시달린 마르틴 데미첼리스와 하비 가르시아가 본때를 보여주는 듯 환상의 수비 라인을 보여주었다.
시티는 후반기에 들어서며 공격 시티라는 별명이 무색하듯 골 가뭄에 시달렸다. 2월 리그 경기에서는 스토크에 한 골이 전부였다. 세르지오 아게로, 알바로 네그레도의 연이은 부상, 그리고 제코의 침묵은 시티의 공격력이 시들해지는 이유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원톱으로 나선 에딘 제코는 번번히 공격 기회를 놓치며 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종료 직전 추가시간에 골을 성공시키며 그동안의 골 가뭄을 날려버리며 오늘 경기는 오히려 팀에 ‘전화위복’이 되었다.
시티는 그간 컵대회와 FA컵 때문에 리그 경기를 한동안 쉬며 순위에서도 첼시에 밀린 사태였다. 이날 원정에서도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훈련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벵상 콤파니의 퇴장 이후에도 선수를 교체하지 않고 하비 가르시아, 마르틴 데미첼리스에 힘을 실어주는 뚝심을 보였고 이는 결국 성공적인 선택으로 결론이 났다.
전반 10분 옐라비치를 노마크 찬스를 손으로 막았다는 것 때문에 주심 리 마슨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 전의 파울 상황에 대한 반영은 전혀 없었다. 선수들은 흥분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다비드 실바는 이 열기가 채 꺼지지 않은 3분 후에 전광석화같은 왼발 슈팅으로 총 25호 골을 기록했다.
이후 시티의 경기가 순조롭게 풀린 것은 아니었다. 조 하트는 끊임없이 상대 옐라비치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분분했다. 다만 시티의 수비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잘 짜넣으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갔다. 또한 조 하트는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상대가 어디서 공격해오건 간에 놓치지 않고 막아냈다.
경기 30분 경 파블로 자발레타의 슈팅은 골 포스트를 강하게 맞추며 튕겨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퇴장 이후 분위기가 격해져 거친 모습이 많았다. 특히 33분에 엘모하마디가 실바에 가한 태클은 발의 높이로 봐도 거의 살인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나 심판은 퇴장이 아닌 옐로 카드를 꺼내 드는데 그쳤다.
후반전에도 시티는 교체 없이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경기 전 감독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정신력 싸움이라고 예상한 그대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투혼을 보이고 있었다. 시티 선수들은 열 명이서 열한 명을 잘 막고 공격까지 멈추지 않았다. 앞에서 다비드 실바가 끌고 이끌어가면서 오히려 헐 시티를 흔들었다.
63분 조지 보이드는 페널티 지역에서 조 하트에게 헐리우드 다이빙 액션을 취했다. 두 선수의 신경전이 몸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듯 했으나 심판의 경고는 오직 하트에게만 주어졌다.
이후에도 공격은 계속해서 골문을 비껴갔고 특히 제코의 86분 골장면은 맥그레고르에 잡히며 이대로 경기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또 다시 3분 후 실바가 정확하게 찔러준 패스를 받은 제코는 상대의 골문을 갈랐다. 결국 열 명이서 만든 승리로 시티는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