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후반전 리야드 마레즈, 훌리안 알바레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첼시를 2-0으로 완파하고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을 맨시티 쪽으로 기울인 건 마레즈였다. 그는 정확하고,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첼시 골키퍼 에두아드 멘디가 손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이어 알바레스가 멘디가 막아낸 마레즈의 슈팅을 재차 골문으로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후반전 득점한 마레즈, 알바레스 만큼이나 이날 맨시티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 중 한 명은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였다. 올 시즌 맨시티 이적 후 세 번째로 선발 출전한 그는 연이어 빼어난 선방 능력을 선보이며 첼시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재구성

맨시티는 지난 주말 풀럼을 상대로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전력을 다해 싸워야 했다. 이날 맨시티는 끝내 2-1 승리를 거뒀지만, 체력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그러나 맨시티는 첼시를 상대로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하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다섯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알바레스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그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상대 골키퍼 멘디를 강력하게 압박하며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첼시를 괴롭혔다.

맨시티는 좌우 측면 수비수 세르히오 고메스, 리코 루이스가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공격을 지원했다. 고메스와 루이스의 크로스는 잇따른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이어 일카이 귄도안의 패스를 받은 알바레스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는 첼시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의 발끝을 맞고 살짝 굴절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첼시의 전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올 시즌 도중 그래엄 포터 감독이 부임한 첼시는 속공 상황을 통해 충분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날 선발 출전한 맨시티 골키퍼 오르테가는 전반에만 세 차례나 상대의 슈팅을 선방했다. 특히 그는 상대 공격수 크리스찬 퓰리식가 시도한 회심의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CARABAO CUP FOURTH ROUND DETAILS

오르테가는 이날 손과 발을 가리지 않고 온몸으로 첼시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오르테가는 퓰리식이 문전에서 시도한 첫 번째 슈팅을 재빨리 발로 막아낸 데 이어 그의 절묘한 감아차기를 손끝으로 쳐냈다. 

그러나 오르테가가 선보인 이날 최고의 선방은 전반전 종료 전에 나왔다. 루이스 홀이 맨시티 진영을 파고든 후 낮게 깔아찬 위협적인 슈팅을 오르테가가 몸을 최대한 뻣어 선방했다.

전반전을 치열한 싸움 끝에 0-0으로 마친 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베르나르두 실바와 칼빈 필립스를 투입했다. 모처럼 복귀한 필립스는 9월 어깨 부상 후 수술을 받은 뒤, 이날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됐다.

또한, 후반에는 잭 그릴리시가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맨시티를 이끌었다. 이미 전반전 멘디의 선방을 유도한 그릴리시는 후반에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며 득점까지 노렸다. 그러나 그릴리시의 슈팅은 번번이 멘디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이날 오르테가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 멘디조차도 53분 마레즈의 절묘한 프리킥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마레즈는 상대 수비진을 헤집는 드리블 돌파로 트레보 찰로바의 파울을 유도하며 얻어낸 프리킥을 자신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다.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볼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빼어난 활약을 이어가던 멘디는 마레즈의 프리킥을 서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약 5분 뒤, 맨시티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알바레스가 스위치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마레즈는 골문을 향해 볼을 달고 뛰며 슈팅까지 연결했다. 멘디가 마레즈의 슈팅을 막아냈지만, 알바레스가 그대로 흐른 볼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올 시즌 자신의 7호골을 기록했다.

이후 포터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맨시티에서 활약한 첼시의 ‘영입생’ 라힘 스털링을 교체 투입하며 추격 의지를 내비쳤다. 상대팀 선수로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은 스털링은 맨시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첼시는 끝내 맨시티의 골문을 뚫지 못했다. 오르테가가 홀, 퓰리식의 슈팅을 한 차례씩 더 막아냈다.

맨 오브 더 매치: 오르테가

오르테가는 맨시티 이적 후 두 번째로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선방 능력 만큼이나 ‘볼을 잘 차는 골키퍼’라는 점을 또 증명했다. 맨시티는 오르테가로부터 시작되는 매끄러운 후방 빌드업이 이날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는 골키퍼로서도 빼어난 선방 능력을 선보이며 맨시티가 무실점을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월드컵 휴식기까지 한 경기 남았다

맨시티는 이번 주말 브렌트포드와 격돌한 뒤, 전무후무한 시즌 중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무려 6주간 휴식기에 돌입한다.

이 때문에 맨시티는 시즌 초반부터 빡빡한 일정을 이어갔지만, 카라바오컵에서도 경기 강도를 낮추지 않고 승리를 위해 온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맨시티는 지난 5년간 카라바오컵 우승을 네 차례나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카라바오컵에서 맨시티의 목표는 우승이다.

맨시티는 오는 11일 대진 추첨을 통해 4라운드(16강) 상대가 결정된다. 

첼시전 승리의 의미

맨시티는 이날 첼시를 꺾으며 카라바오컵에서 아홉 시즌 연속으로 16강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맨시티가 월드컵 휴식기를 마친 후 처음으로 치를 경기가 바로 내달 19일 열릴 카라바오컵 16강전이다.

다음 경기

맨시티는 이번 주말 브렌트포드(프리미어 리그 14라운드)를 상대로 월드컵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브렌트포드전은 오는 12일 9시 30분(한국시각)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출전 명단:

맨시티: 오르테가, 루이스, 디아스, 라포르트(81’ 아케), 고메스, 로드리(50’ 필립스), 귄도안(50’ 베르나르두), 팔머, 마레즈, 그릴리시, 알바레스.

대기: 에데우송, 스톤스, 홀란드, 더브라위너, 아칸지, 포든.

첼시: 멘디, 찰로바(69’ 아스필리쿠에타), 쿨리발리, 쿠쿠레야, 로프터스치크, 자카리아(68’ 갤러거), 코바시치, 홀(75’ 하베르츠), 지예흐(68’ 스털링), 브로자(68’ 마운트), 퓰리식.

대기: 베티넬리, 치아구 시우바, 헛친슨, 오바메양.

과르디올라 감독 리액션

“오르테가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도르트문트, 세비야를 상대로도 특출난 활약을 펼쳤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대단한 선수를 영입했다. 그는 특별한 골키퍼이며 발밑에 볼을 두고도 플레이하는 능력도 좋다. 오늘 첼시가 득점하지 못한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에데우송에게도 오르테가는 좋은 존재가 될 것이다. 이런 경쟁 체제가 구축되는 건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잭(그릴리시)는 오늘 대단했다. 그는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나는 케빈(더브라위너), 혹은 필(포든)과 함께 뛸 때도 잭이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해주기를 원한다. 그는 볼을 몰고 전진하며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면 먼저 패스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늘 그에게 득점을 노리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그의 몸 동작을 보면 패스를 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오늘 그는 볼을 잡았을 때 몸 동작부터가 ‘나는 오늘 골을 넣을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잭은 오늘 골을 넣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골을 넣을 것이다. 그는 최근 매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칼빈(필립스)이 돌아왔다. 우리는 올 시즌 후반기가 되면 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