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드가 일카이 귄도안에게 페널티 킥을 양보한 점이 내심 불만족스러웠던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불만은 품은 이유는 귄도안이 페널티 킥을 실축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했다.

맨시티는 7일(한국시각)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한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이날 주장 일카이 귄도안이 전반전 ‘멀티골’을 터뜨렸고, 후반전 상대 공격수 로드리고에게 만회골을 실점했으나 리드를 지켜내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이날 2-0으로 앞선 시점 승부에 쐐기를 박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필 포든이 84분 페널티 지역 안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리즈 수비수 파스칼 스트루이크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맨시티의 전담 페널티 킥 테이커는 홀란드다. 그러나 홀란드는 귄도안이 이미 두 골을 넣은 만큼 그가 해트트릭을 기록할 기회를 주기 위해 페널티 킥을 양보했다. 다만, 귄도안은 홀란드가 양보한 페널티 킥을 실축하며 해트트릭 달성에 실패했고, 맨시티는 마지막 약 6분간 불안한 한 골 차 리드를 지켜야만 했다. 이는 자칫 맨시티가 동점골을 허용했다면 올 시즌 우승 도전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자신의 지시와 달리 홀란드가 페널티 킥을 차지 않은 데에 불만을 품은 모습이었다. 그는 귄도안의 페널티 킥 실축 전후로 굳은 표정과 불만섞인 몸동작으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자신의 불만을 품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엘링(홀란드)은 최고의 페널티 킥 테이커”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엘링이 페널티 킥을 찼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불만은 귄도안이 실축한 것과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군도(귄도안의 애칭)가 대신 차서 페널티 킥을 넣었을 수도 있고, 원래 계획대로 엘링이 찼어도 실축할 수도 있는 게 축구다. 단, 우리는 2-0으로 앞서 있었다. 더 크게 이기고 있었다면 상관이 없었을 수 있지만, 두 골 차 승부에서 페널티 킥을 얻었다면 정해진 선수가 찼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서 취지잰에서 나온 질문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어진 “(승부가 걸린 상황에서) 페널티 킥을 양보하는 건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 아니냐”는 뜻밖의 질문에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널티 킥을 양보한 건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홀란드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일뿐 그의 프로 정신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홀란드는 올 시즌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다골, 맨시티 구단 역사상 컵대회 포함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다시 쓰는 중이다. 홀란드는 페널티 킥을 찼다면 신기록에 한 골을 더 추가할 수도 있었지만, 동료의 해트트릭을 위해 페널티 킥을 양보한 셈이다.

실제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로 정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홀란드는 지난 4일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전을 마친 후 몸이 불편해 밤 11시 30분에 치료실을 찾았다. 그게 바로 프로다운 모습이다. 페널티 킥 양보는 그의 착한 성격에 관련된 문제이지 프로 정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엘링을 포함한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우리의 목표에 완전히, 훌륭하게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2-0으로 앞섰을 때 상대에 조금의 가능성도 주면 안 됐다.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이길 가능성을 높일 상황에 대해 우리에게 통제권이 있다면, 우리는 그 통제권을 써야 한다. 군도가 페널티 킥을 못 넣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