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드가 무려 네 골, 훌리안 알바레스가 한 골을 보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황희찬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대파하며 리그 선두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맨시티는 5일(이하 한국시각) 울버햄튼을 상대한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3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부터 세 골을 몰아친 끝에 5-1 승리를 거뒀다. 홀란드는 이날 전반전 해트트릭을 작성한 후 후반 한 골을 더 보태며 ‘네 골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울버햄튼은 홀란드에게 해트트릭을 헌납한 뒤, 후반 초반 황희찬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 의지를 내비쳤으나 이후 두 골을 더 실점하며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단,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은 올 시즌 맨시티를 상대로 홈과 원정에서 모두 득점하며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울버햄튼은 지난 9월 황희찬의 결승골로 맨시티에 2-1 승리를 거뒀다. 울버햄튼은 이날 무려 8개월 만에 만난 맨시티를 상대로 원정에서 황희찬이 득점에 성공했으나 홀란드를 앞세운 상대 공격진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최근 2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맨시티는 리그 선두 아스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승점 1점 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내용

맨시티는 지난 2020년 팀을 떠난 레전드 다비드 실바가 모처럼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아 팬들을 열광케 했다.

맨시티는 경기 초반부터 울버햄튼을 압도했다. 울버햄튼은 맨시티의 파상공세에 시달린 끝에 10분 만에 베르나르두 실바가 올린 크로스를 향해 뛰어드는 요슈코 그바르디올에게 수비수 라얀 아이트누리가 충돌을 일으켜 파울을 범했다.

홀란드가 페널티 테이커로 나서 울버햄튼 골키퍼 주제 사를 완벽하게 속이며 프리미어 리그에서 올 시즌 자신의 22호골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홀란드 외에도 필 포든, 케빈 더브라위너, 그리고 베르나르두가 이날 나란히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홀란드 또한 이들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최전방에서 파괴력을 발휘했다.

결국, 홀란드는 35분 추가골을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전매특허 타점 높은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맨시티의 리드를 두 골 차로 늘렸다.

로드리가 페널티 지역 밖에서 더브라위너의 백패스를 받은 후 문전에 자리잡은 홀란드의 위치를 파악한 뒤, 볼을 감각적으로 띄워줬다. 홀란드는 볼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동안 완벽한 타이밍에 뛰어올라 머리로 득점했다.

홀란드는 전반전 종료 직전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사실상 이날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했다.

홀란드는 골문을 향해 달리던 중 문전에서 볼이 다리 사이에 엉켜 쓰러진 것처럼 보였지만, VAR 확인 결과 상대 수비수 넬손 세메두가 파울을 범한 장면이 포착됐다.

다시 페널티 테이커로 나선 홀란드는 이번에도 안정적으로 득점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울버햄튼은 후반전 시작 7분 만에 만회골을 기록했다.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이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올린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황희찬이 문전에서 이를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황희찬의 13호골.

그러나 맨시티는 바로 주도권을 되찾았다. 홀란드가 문전으로 넘어들어온 패스를 받아 맥스 킬먼을 따돌린 후 반대쪽 포스트 안쪽 상단을 꿰뚫는 강력한 왼발슛을 연결했다.

홀란드는 이날 82분 교체 아웃되며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 5만3481명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후 홀란드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훌리안 알바레스가 맨시티 선수로 자신의 100번째 경기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이날 마지막 득점을 기록했다.

출전 명단

맨시티: 에데르송, 워커(C), 아칸지, 아케(69’ 스톤스), 그바르디올, 로드리, 코바치치, 더브라위너(80’ 누네스), 포든(80’ 그릴리시), 베르나르두(80’ 도쿠), 홀란드(82’ 알바레스)

대기: 오르테가 모레노, 디아스, 고메스, 루이스

울버햄튼: 사, 세메두, 토티, 킬먼(C), H. 부에노(70’ S. 부에노), 트라오레, 고메스, 레미나(45’ 벨가르드), 아이트누리, 쿠냐(76’ 사라비아), 황희찬

대기: 벤틀리, 도허티, 곤살레스, 오코두와, 치레와, 프레이저

맨 오브 더 매치

엘링 홀란드 - 23세 홀란드의 21번째 해트트릭. 그는 이 중 아홉 번을 맨시티 선수로, 여섯 번을 프리미어 리그에서 작성했다. 그는 지난 4월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노팅엄 포레스트전 교체 출전하며 복귀했다.

이날 홀란드는 울버햄튼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네 골을 몰아쳤다. 그는 자신이 왜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지를 이날 경기에서 유감없이 보여줬다.

홀란드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25골로 2년 연속 득점왕 수상이 유력해졌다. 현재 득점 2위 알렉산데르 이삭(뉴캐슬)은 20골로 홀란드에 다섯 골 차로 밀려 있다.

다비드의 귀환

다비드 실바는 맨시티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맨시티에서 436경기에 출전해 우승 13회를 기록하며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실바는 2020년 맨시티를 떠날 때,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제대로 된 고별식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는 이날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돌아와 맨시티 팬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맨시티는 이날 킥오프를 앞두고 실바의 온 가족을 팬들에게 소개하며 그들을 환대했다. 이미 맨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밖에는 실바의 동상이 세워진 상태다.

승리의 의미

맨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1위 아스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양 팀간 격차는 승점 1점 차에 불과하다. 맨시티는 남은 세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네 시즌 연속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다음 일정

맨시티의 다음 상대는 풀럼이다. 풀럼 원정은 오는 11일 밤 8시 30분에 열린다. 맨시티는 지난 9월 홈에서 풀럼에 5-1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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