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로드리의 푸념 "우리는 지쳐 있다"…'4실점' 맨시티, 피로누적?

맨시티와 첼시는 12일(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12라운드 경기를 4-4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엎치락뒤치락 흐름이 이어진 승부는 86분 로드리의 득점으로 맨시티가 4-3 승리를 가져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첼시는 후반 추가시간 얻어낸 페널티 킥을 불과 올 시즌 초반까지 맨시티에서 활약한 전천후 공격 자원 콜 팔머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홈에서 승점 1점을 챙겼다.

이날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맨시티는 25분 엘링 홀란드가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첼시가 단 4분 후 코너킥 상황에서 치아구 시우바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첼시는 작년 여름 맨시티에서 영입한 2선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곧 맨시티는 전반전 종료를 앞두고 마누엘 아칸지가 강력한 헤더로 득점해 2-2 동점으로 하프타임을 맞았다.

맨시티는 후반 시작 단 4분 만에 홀란드가 몸을 던지는 마무리로 득점하며 다시금 리드를 잡았다. 이는 그가 맨시티로 이적한 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개인 통산 49경기 만에 터뜨린 47번째 득점이었다.

이후 첼시는 니콜라스 잭슨이 동점골을 터뜨렸고, 맨시티는 경기 종료 약 4분을 남겨두고 로드리가 다시 득점하며 리드를 되찾았으나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 킥을 헌납하며 팔머에게 실점했다.

올 시즌 첫 무승부를 거둔 맨시티는 리버풀, 아스널을 나란히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현재 프리미어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경기 내용 재구성

이날 경기는 양 팀에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경기였다. 맨시티는 지난달 A매치 기간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 아스널에 패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이 때문에 맨시티는 리그 선두 자리를 유치한 채 휴식기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맨시티는 경기 초반부터 페널티 킥을 유도하며 긍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문전으로 띄워준 크로스 상황에서 홀란드가 상대 수비수 마르크 쿠쿠레야와 다리가 엉켜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안토니 테일러 주심은 페널티 킥을 선언한 후 VAR 검토까지 완료했고, 첼시 측의 거센 항의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첼시는 VAR 검토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는 사이 팔머가 페널티 스팟 부근 잔디를 의도적으로 손상시키는 등 맨시티 페널티 테이커 홀란드를 방해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홀란드는 25분 첼시 골키퍼 로베르트 산체스를 완전히 속이는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홀란드가 맨시티에 안긴 리드는 단 4분밖에 가지 못했다. 첼시는 29분 코너 갤러거가 올린 코너킥을 니어포스트에서 치아구 시우바가 반대쪽 포스트를 향해 방향을 바꿔놓는 헤더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는 동점골 실점 후 포든이 팀 공격을 이끌며 첼시를 위협했다. 포든은 3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전매특허 감아차기 슈팅으로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반대쪽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맨시티가 기회를 놓치자 첼시가 반격에 나섰다. 첼시는 37분 과거 맨시티에서 활약한 라힘 스털링이 리스 제임스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간결하게 마무리해 역전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맨시티는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베르나르두의 크로스를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가 강력한 헤더로 득점하며 스코어는 2-2 동점을 이뤘다.

맨시티는 분위기를 살려 후반전 초반부터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곧 포든, 훌리안 알바레스, 홀란드가 합작한 재역전골이 터졌다.

알바레스와 포든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첼시의 수비 블록을 허물었고, 홀란드가 문전으로 파고든 후 슬라이딩 동작으로 알바레스가 찔러준 패스를 마무리했다.

맨시티는 도쿠가 추가골 기회를 잡으며 리드를 벌릴 수 있었으나 산체스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첼시는 홈에서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첼시는 67분 니콜라스 잭슨이 에데르송이 막아낸 슈팅을 재차 달려들어 다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양 팀의 ‘스릴러’는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로드리가 아크 정면 부근에서 떄린 강력한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86분 맨시티에 다시 리드를 안겼지만, 첼시는 아르만도 브로자가 후벵 디아스의 파울을 유도하며 얻어낸 페널티 킥을 94분 팔머가 동점골로 연결하며 홈에서 패배를 면했다.

출전 명단

맨시티: 에데르송, 워커(C), 아칸지, 디아스, 그바르디올, 로드리, 베르나르두, 포든, 도쿠(58’ 그릴리시), 알바레스(79’ 코바치치), 홀란드

대기: 오르테가 모레노, 카슨, 필립스, 누네스, 보브, 루이스

첼시: 산체스, 제임스(C)(64’ 귀수토), 디사시, 시우바, 쿠쿠레야, 페르난데스(64’ 무드리크), 카이세도(90’ 브로자), 갤러거, 팔머, 스털링, 잭슨

대기: 페트로비치, 마트센, 바디아실레, 우고추쿠, 마두에케, 마토스

펩 과르디올라 감독 리액션

“프리미어 리그를 홍보하기에 딱 좋은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이기려는 경기를 했다. 첼시는 환상적인 팀과 선수를 보유한 구단이다. 당연히 그들이 이런 자세로 경기에 나올 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첼시가 빅매치에서는 늘 좋은 경기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우리도 맞불을 놓았지만, 경기를 계속 통제하는 건 어려웠다. 첼시는 콜 팔머, 미하일로 무드리크의 퀄리티가 눈에 띄었다.”

“돌파와 침투로 경기를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첼시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우리는 속공 상황에서 위협적인 1대1 장면이 두세 차례 있었으나 마무리하지 못했다. 완전히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타이트한 경기였다. 결과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네고 싶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오늘도 당연히 무승부보다는 7-0 승리를 선호했지만, 첼시는 환상적인 팀이다.”

로드리 리액션

“솔직히 우리는 지쳐 있다.”

“이런 경기에서 이와 같은 리듬을 소화하기에는 지금 우리가 지쳐 있는 상태다.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첼시는 강한 팀을 만들었다.”

“첼시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있다. 새로 영입한 선수들도 기량이 출중하다. 첼시는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이다.”

“그래서 오늘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고 있었다. 오늘 우리의 퍼포먼스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 골을 허용한다는 건 우리에게 정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때로는 축구라는 게 이럴 때가 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실수를 고쳐야 한다.”

맨 오브 더 매치

필 포든 – 23세 포든이 더는 ‘원더키드’가 아닌 맨시티의 핵심 전력이 된지는 오래다.

맨시티 아카데미 졸업생 포든은 이날 첼시 원정에서도 종횡무진 공격 진영을 누비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그는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안정적으로 컨트롤하는 능력으로 맨시티의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고 있다.

포든은 주로 좁은 공간에서 재빠른 움직임으로 압박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로 꼽히지만, 이날 맨시티의 세 번째 골 득점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변칙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든 뒤, 훌리안 알바레스를 향한 완벽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능숙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선보였다.

무승부의 의미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치른 12경기에서 승점 28점을 획득했다. 이날 맨시티는 올 시즌 처음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현재 맨시티는 아스널, 리버풀에 승점 1점 차로 앞선 채 프리미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향후 일정

이제 맨시티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맨시티는 A매치 일정이 종료된 후 재소집돼 오는 25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프리미어 리그 13라운드 홈경기에 나선다.

대다수 선수가 각국 대표팀에 차출된 맨시티는 오는 20일부터 다시 시티 풋볼 아카데미에서 팀 훈련을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