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는 정확히 101일 전, 인테르에 1-0 승리를 거두며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맨시티는 첫 경기부터 세르비아 챔피언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상대로 전반에는 고전했지만, 후반전 공격의 활로를 뚫는 데 성공하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최근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영입한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은 이날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83분간 피치를 누볐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전반전 종료 직전 오스만 부카리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그러나 맨시티는 후반전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알바레스는 후반전 시작 73초 만에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60분 프리킥으로 연전골까지 기록했다.
맨시티는 73분 로드리가 깔끔한 마무리로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맨시티는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최근 챔피언스 리그 2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맨시티는 2018년 9월을 시작으로 5년째 챔피언스 리그 홈경기에서 진 적이 없다.
경기 내용 재구성
맨시티는 구단 앰버서더 마이크 섬머비가 하늘색과 흰색 리본으로 장식된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팬들과 자축하며 경기 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도 초반부터 맨시티의 흐름으로 전개됐다.
이날 맨시티 데뷔전에 나선 마테우스 누네스는 전반전 코너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더로 득점을 노렸으나 볼은 골대를 살짝 넘겼다.
누네스는 이날 필 포든의 오버헤드 킥을 만들어낸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맨시티에 순조롭게 적응 중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골키퍼 오므리 글레이저가 15분 로드리의 슈팅을 왼손으로 쳐내는 등 빼어난 선방 능력을 선보이며 맨시티의 공격을 여러 차례 저지했다.
맨시티의 주포 엘링 홀란드도 10분 포든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이어졌다. 홀란드는 34분 세르히오 고메스가 건넨 크로스를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그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겼다.
이 외에도 네이선 아케, 누네스가 전반전 연이어 알바레스의 코너킥을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글레이저를 뚫는 데 실패했다.
경기 초반 오버헤드 킥으로 득점할 기회를 놓친 포든은 40분 고메스의 크로스를 머리로 방향을 틀어 득점을 노렸지만, 볼은 글레이저의 품에 안겼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갈수록 무게 중심을 뒤로 빼며 수비를 하는 데 급급했지만, 전반전 종료 직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역습 상황에서 부카리가 침착하게 시도한 감아차기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가르며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리드를 안겼다. 주앙 피녜이루 주심은 부카리의 득점 직후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 확인 결과 골을 인정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 후 단 73초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알바레스가 홀란드의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 글레이저를 제치는 드리블 돌파 후 득점 기회를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후 맨시티는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며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압도했다. 후반전에는 줄곧 맨시티가 볼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을 시도했고,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속공으로 공격 기회를 엿봤다.
맨시티는 53분 카일 워커가 로드리가 건넨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맨시티는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골의 주인공은 동점골을 터뜨린 알바레스였다.
알바레스는 페널티 지역 바깥쪽에서 누네스가 얻은 프리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 골키퍼 글레이저는 이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지만, 알바레스가 골문 쪽으로 바짝 붙인 프리킥의 궤적을 미처 읽지 못하고 펀칭을 시도했으나 볼은 그의 손을 스친 후 골로 연결됐다.
단, 글레이저는 두 번째 실점 후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홀란드의 헤더를 쳐냈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제레미 도쿠가 낮게 깔아찬 슈팅까지 선방했다.
그러나 글레이저도 세 번째 골이 된 로드리의 슈팅은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로드리는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장착한 페널티 지역 침투 능력을 선보이며 문전으로 파고든 뒤, 반대쪽 포스트를 향해 절묘한 슈팅을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로드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맨시티의 우승을 이끈 결승골을 터뜨린 후 올 시즌부터는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단 일곱 경기 만에 세 골을 터뜨리며 향상된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로드리의 쐐기골을 터지자 승리를 예감하며 오스카 보브, 칼빈 필립스, 리코 루이스를 교체 투입했다.
출전 명단
맨시티: 에데르송, 워커(C), 디아스(82’ 루이스), 아케, 고메스(58’ 아칸지), 로드리(82’ 필립스), 베르나르두(43’ 도쿠), 누네스, 포든(82’ 보브), 알바레스, 홀란드.
대기: 오르테가 모레노, 카슨, 그바르디올
츠르베나 즈베즈다: 글레이저, 미야일로비치, 지가, 드라고비치, 로디치, 황인범(82’ 데게네크), 스타메니치, 이바니치(68’ 크라소), 부카리(83’ 칸그와), 미트로비치(78’ 루치치), 은디아예(68’ 올라인카)
대기: 포포비치, 바실리에비치, 스파이치, 카타이, 크라소, 밀루노비치, 카비치
맨 오브 더 매치
로드리. 그는 맨시티의 심장이다. 로드리가 뛰어야 맨시티가 살아난다.
이제 로드리는 맨시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며 맨시티가 전개하는 모든 플레이에 관여하고 있다.
로드리는 맨시티의 미드필더 중 기본적으로는 가장 후방에 배치돼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지만, 수비 상황에서 공격 전환을 시작점으로도 활약한다.
이처럼 로드리는 자신이 직접 전진해 공격에 가담하거나 전진하는 동료에게 패스를 공급하며 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맨시티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날 득점은 로드리의 수준급 기술적 역량을 보여준 작품이었을 뿐만이 아니라 그가 기회를 포착하는 데 얼마나 예리한 인지 능력을 보유했는지를 증명한 장면이었다.
즉, 로드리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득점은 그가 변신을 알린 시작에 불과했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과르디올라 감독 리액션
“초반 5~10분부터 득점 기회가 있었고, 만약 이때 골을 넣었다면 경기 흐름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0-1으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쳤다.”
“어쩌면 트레블을 차지한 후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다시 스스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랬고, 지난 웨스트 햄전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를 증명해야 하는 현실은 나쁘지 않다. 우리는 결국 득점했고, 역전승을 거뒀다. 아직 더 발전해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리는 매우 좋은 경기를 했다.”
누네스의 ‘풀 데뷔’
맨시티가 가장 최근 영입한 누네스는 홀란드, 알바레스, 포든의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맡은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누네스는 경기 초반부터 볼 터치 빈도를 높여가며 공격을 전개했고, 수비 시에는 후진해 로드리와 함께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데 보탬이 됐다. 그는 주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움직였다.
이날 경기를 통해 누네스의 기량은 잘 드러났다. 그는 안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패스, 절묘한 크로스, 그리고 좁은 공간을 빠져나와 볼을 몰고 전진하는 능력까지 선보였다.
또한, 누네스는 볼이 없을 때는 후벵 디아스, 워커, 베르나르두, 로드리와 함께 ‘수비 유닛’을 형성했다. 그는 맨시티 기존 선수들과 무난하게 호흡을 맞추며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승리의 의미
맨시티는 챔피언스 리그 G조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맨시티는 이날 영보이스를 꺾은 RB 라이프치히와 동률을 이루게 됐다.
물론 아직 맨시티에는 조별 리그 다섯 경기가 더 남아 있다. 챔피언스 리그 조별라운드에서는 각 조 1, 2위 두 팀이 16강에 오른다.
다음 일정
맨시티는 오는 23일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로 프리미어 리그 일정을 재개한다. 맨시티는 23일 밤 11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와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맨시티의 다음 챔피언스 리그 경기는 내달 5일 새벽 4시 라이프치히 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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